“동남아 근로자 한 명을 더 데려오려 해도 공항이 필수입니다.”늘 어려움에 시달리는 전라북도 기업들에 ‘새만금 신공항’은 새로운 희망이다. 현재 전북 기업들 중 99.7%는 종업원 50명 미만의 중소기업. 김동창(66) 전북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이들 기업에 새로운 공항이 얼마나 큰 힘이 될지 설명하곤 한다. 새만금에 들어설 이른바 ‘환황해권 경제 시대’의 공항은 국제 비즈니스-물류의 핵심 인프라다. 중소기업 생태계를 받쳐줄 대기업 유치를 위해서도 신공항이 절박하다는 호소이다. 그는 “공항 구상이 늦었지만 탄탄대로일 거라 믿었는데 생
2008년 10월 어느 날 상산고 임현섭 교감과 정해춘 수학교사가 이른 새벽 전주 집을 나섰다. 울릉도에 사는 한 학생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전북 전주에서 경북 울릉도까지 가는 데 고속버스와 배로만 9시간이 걸렸다. 상산고 교사들이 만나러 간 학생은 울릉북중 3학년 재학생. 전교 1등이라고 했지만 실력을 가늠할 수 없어 직접 찾아간 것이다.당시 울릉북중은 3학년생 전체가 6명이었다. 홍성대 상산고 설립자는 울릉북중 1등이 상산고에 지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교사들에게 “웬만하면 데려오시죠”라고 부탁했다. 홍 설립자는 전북
높이 60㎝쯤 될까. 4각 돌기둥이 전시대에 서 있다. 기둥에 새긴 네 글자 가운데 두 자가 뭉개져 있다. ‘大正四年(대정 4년)’에서 ‘四年’만 남았다. 대정 4년은 일본 다이쇼(大正) 천황 4년(1915년)을 뜻한다. 누군가 일왕 연호만 정으로 쪼아 으깬 것이다. 돌기둥이 놓인 곳은 국립익산박물관. 돌기둥은 개관 1주년을 맞은 이 박물관이 전시 중인 ‘100년 전 사진에 담긴 미륵사지 1300년’전(展)의 ‘손님’이었다.전시 중인 사진 30여장은 모두 일제문화재조사단이 찍은 것으로, 감광제를 바른 유리, 이른바 ‘유리건판’을 필
“광한루와 춘향전으로 먹고사는 동네예요. 이제 어디서 춘향을 만납니까.”(노문주 남원신문 발행인)그렇게 서둘러야 했나. 전북 남원 광한루원에서 최근 ‘춘향’이 사라졌다. 남원시가 이곳 춘향사당의 영정을 떼어냈다. 59년 동안 걸려 있던 춘향이었다. 기품 있는 자태에 엷은 미소가 신비로웠다. 한국 대표 미인도였다. ‘한국의 모나리자’로도 불렸다. 그런 초상을 급히 철거한 것은 ‘친일 화가’가 그렸다는 오래된 이유에서였다.이당 김은호(1892~1979). 순종을 그린 조선 마지막 어진(御眞) 화가였다. 화사한 채색, 유려한 필선에 묘사